DNA 속에 남겨진 인류의 이주, 질병
그리고 치열한 전투의 역사
호모 에렉투스의 유전자 여행
저 자 : 요하네스 크라우제, 토마스 트라페
옮 김 : 강영옥
판 형 : 148*210
쪽 수 : 296쪽
내 지 : 2도
값 : 17,800원
발행일 : 2020년 4월 27일
ISBN : 979-11-90641-08-1
우리의 과거는 뼛속 깊이 숨겨져 있다!
작은 뼛조각에서 찾은 인류의 이주, 전쟁, 질병의 역사!
우리 유전자에는 태곳적부터 있었던 인류의 이주로 인한 분쟁, 전쟁, 질병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늘날에는 고고유전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 덕분에 옛날 사람들의 DNA에서 우리 조상의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작은 뼛조각으로 우리의 혈통은 물론이고 우리의 과거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최신 유전자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스펙터클한 인류 이주의 역사와 그로 인한 갈등을 다양한 방면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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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독일 대표 주간지 <슈피겔> 베스트셀러!!
대륙을 넘나들며 인류의 뿌리를 찾아가는 유전자 여행!
“이 책은 드물게 내용이 매우 풍부하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근본적으로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
- 쥐트도이체 차이퉁
“현대의 고고학은 지금의 이주 논쟁에 설득력 있는 새로운 사실들을 제공하지만, 한편으로는 폭발물과도 같은 위험을 내포하기도 한다. 이 책의 내용들은 새로운 지식의 보고, 역사 스릴러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다.”
-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지난 2015년 유럽으로 가려는 중동지역 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난민의 여름’이라는 진통을 겪은 유럽 대륙, 그리고 2018년 제주도에 온 예맨 난민을 받아들이는 문제로 인해 사회적 갈등을 겪은 우리나라와 이주민에 대한 불합리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미국 등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많은 권력자들은 이주를 고약한 바이러스와 같은 이미지로 부각시켰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이주(난민), 폭력, 질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 수천 년간 인류의 이동과 이동성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인류는 이토록 눈부신 발전을 이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주는 인류의 역사에서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부분으로, 우리는 아주 오래된 인간의 뼈를 통해, 죽은 자의 유전자 프로파일뿐만 아니라 이러한 유전적 특질이 확산된 방식, 쉽게 말해 우리의 조상이 언제 어디에서 나타나 어디로 이동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인류의 이주와 관련해 중대한 전환점이 된 작은 손가락의 뼛조각에서 시작된다. 이 작은 손가락은 새로운 인간 유형이 알려지고 초기 유럽인들과 네안데르탈인의 유사성을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때 발견된 새로운 인간 유형은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공통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로, 그때까지 호모 에렉투스의 DNA 염기 서열은 분석된 적이 없었다.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발견된 이 작은 뼛조각을 통해 우리는 최초의 유럽인들은 왜 검은색 피부를 가졌는지, 민족이나 국적을 유전자로 구분할 수 없는지와 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되었다.
작은 손가락뼈 분석 자료를 토대로 한 이 책은 빙하기에서 시작해 진화의 실체를 완벽하게 밝히기 직전인 현대까지 이주를 통한 인류의 역사와 문화, 언어 및 사회구조의 변화, 전염병의 대유행 등 호모 에렉투스의 유전자 여행을 가이드하고 있다.
유전자 분석으로 과거를 추적해보면 우리 모두는 이민자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다. 우리 인류는 새로운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장소를 옮겨 다니며 인간은 새로운 도전을 했고, 앞으로도 이러한 유전자의 여행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인류 이주의 역사를 샅샅이 파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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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지은이 _ 요하네스 크라우제(Johannes Krause)
고대 DNA 연구분야에서 떠오르는 인재로 인정받고 있는 요하네스 크라우제는 1980년 독일 라이네펠데에서 태어났으며, 독일 예나의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와 막스플랑크 하버드 연구센터를 맡고 있다. 그는 네안데르탈인 게놈 해독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원시 인류 형태를 발견하는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지금도 팬데믹의 역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현재 그는 독일 라이프치히에 거주하고 있다.
지은이 _ 토마스 트라페(Thomas Trappe)
1981년 독일 존더하우젠에서 태어난 토마스 트라페는 과학 및 정치분야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디 차이트(Die Zeit)>, <쥐트도이체 차이퉁(Süddeutsche Zeitung)>,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현재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다.
옮긴이_ 강영옥
덕성여자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독과에서 공부한 후 여러 기관에서 통번역 활동을 하며 수학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현재는 출판기획자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물리학자의 은밀한 밤 생활》,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 《과학자 갤러리》, 《웃기는 과학책》, 《이게 다 뇌 때문이야》, 《바이러스》, 《200세 시대가 온다》, 《그녀는 괴테가, 그는 아인슈타인이 좋다고 말했다》,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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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1. 작은 뼛조각에서 시작된 질문
2. 끈질긴 이주민들
3. 이주민이 미래다
4. 평행사회
5. 젊은 남성들의 홀로서기
6. 유럽, 하나의 언어를 찾다
7. 가부장제와 수직적 서열 구조의 등장
8. 그들은 페스트를 몰고 왔다
9. 새로운 세계, 새로운 유행병
결론. 흑백 대립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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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엿보기
라이프치히 실험실에서는 알타이에서 보내온 손가락뼈에 수십 차례 반복 훈련을 통해 연마된 프로세스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렇게 뼈를 갈아 작은 구멍을 내고, 여기에서 생긴 뼛가루를 특수한 용액에 넣으면 뼛가루에서 DNA 분자가 추출된다. 이 사례에서 우리는 실험을 많이 하지 않았다. 우리는 빵부스러기 하나 분량인 10밀리그램의 뼛가루만 추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생 인류의 평범한 뼈, 혹시 네안데르탈인의 뼈일지도 모른다고 가정했다. 그때 갑자기 염기 서열 분석기가 분석 결과를 뽑아냈다. 처음에 나는 이 분석 결과로 연구에 착수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 DNA는 현생 인류의 것도 네안데르탈인의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즉시 우리 연구팀을 소집해 이 수수께끼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나는 연구원들에게 물었다. “내가 무슨 실수를 한 겁니까?” 연구원들이 전부 머리를 맞대고 분석 데이터를 여러 번 검토했다. 검토 결과 내가 실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나는 상사인 스반테 페보에게 전화를 걸어 잠시 숨을 고르라고 말했다. “스반테, 우리가 호모 에렉투스를 찾아낸 것 같습니다.” 호모 에렉투스는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공통 조상으로, 그때까지 호모 에렉투스의 DNA 염기 서열은 분석된 적이 없었다. 당시 나는 만일 이 뼛조각이 호모 에렉투스의 것이라면 우리 팀은 세계 최초로 호모 에렉투스의 염기 서열을 분석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 <작은 뼛조각에서 시작된 질문> 중에서
직립보행 덕분에 호모 에렉투스는 완전히 새로운 사냥 전략을 터득할 수 있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호모 에렉투스는 털 빠짐 현상 등 여러 차례의 돌연변이를 거쳐야 했다. 털이 줄어들면서 몸의 열이 분산된 덕분에 호모 에렉투스는 거의 무한정으로 달릴 수 있었다. 호모 에렉투스는 장거리 경주 세계 챔피언이 되었다. 이 때문에 광활한 사바나에서 호모 에렉투스는 쉽게 사냥감을 포착하고 죽일 수 있었을 것이다. 가젤도 빨리 달릴 수 있지만 다른 포유동물만큼 오래 달리지 못한다. 가젤은 일정 거리 이상을 뛰면 죽는다. 마찬가지로 말도 40킬로미터 이상을 달리면 죽는다. 원시인들은 말 그대로 무식하게 달릴 수 없을 때까지 사냥감을 쫓았다. 이렇게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동물은 지칠 대로 지쳐 있어, 돌 하나 손대지 않고 동물을 죽일 수 있었다. 원시인의 경주 능력은 자연재해 등이 발생하여 신속하게 도망쳐야 하는, 정반대의 상황에서도 유용했다.
- <끈질긴 이주민들> 중에서
저녁에 고기 파티를 즐기는 수렵민과 채집민은 채식 위주의 농경민들로부터 새로운 생활방식을 조금씩 맛보며 공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농경 문화가 전 유럽으로 확산되기까지는 2000년이 걸렸다. 놀라운 사실이지만 농경 문화는 외적으로만 최고의 성장 기회를 제공했던 셈이다. 물론 수렵민과 채집민이 새로운 생활 모델을 불신했던 이유, 경솔하게 농경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다. 농경민들은 자녀를 더 많이 갖는 대신 치러야 할 대가가 있었다. 이들은 저녁에 여가를 즐길 여유가 없었다.
식품 저장고를 채우기 위해 농경민들은 대개 종일 노동을 했지만, 이렇게 뼈 빠지게 일해서 얻을 수 있는 식량의 양은 한정되어 있었다. 일정량의 곡식과 야채, 우유 한 통 혹은 치즈 한 덩어리 정도였다. 수렵민과 채집민의 노동도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농경민에 비해 노동 속도가 훨씬 빨랐다는 것이다. 새로 나타난 농경민들은 흉작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날 날이 없었던 반면, 수렵민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자연에 맞서 원하는 것을 얻는 법을 알고 있었다.
- <평행사회> 중에서
지금도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을 유당불내증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유당불내증을 알레르기나 질병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것은 성체가 된 포유동물의 유전적 ‘원시상태’를 일컫는 표현이다. 쉽게 말해 포유동물의 신체는 아이들만 우유를 소화시킬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경우 유당분해효소의 도움으로 유당이 분해된 후에 소장에서 흡수된다. 반면 성년이 되면 유당분해효소 생산이 중단된다. 당이 에너지로 변환될 수 없기 때문에 우유는 고유한 특성인 풍부한 영양분을 잃어버린다. 대신 직장에서 박테리아가 유당을 분해하면서 가스를 생성시킨다. 우유를 마셨을 때 설사를 하고 배에 가스가 차는 것은 이런 메커니즘 때문이다. 유당불내증이 건강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단지 아주 불편하고 간혹 통증이 동반될 뿐이다. 진화의 측면에서 이러한 유전적 프로그래밍은 매우 합리적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식량이 부족했던 그 옛날에 대체 영양원을 찾겠다며, 아이와 아버지가 서로 모유를 차지하겠다고 경쟁을 했을 것이다.
- <젊은 남성들의 홀로서기> 중에서
태곳적부터 다양한 살상 도구가 있었다. 인간은 사냥을 위해 단창, 장창, 활과 화살, 나무와 돌로 된 검을 제작했다. 인간이 구리를 사용하면서 고급 검과 도끼창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원료 공급이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일정한 길이를 넘을 수는 없었다. 청동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길고 안정적인 창기(槍旗), 특히 검, 새로운 유형의 단창과 장창이 등장했다. 청동 덕분에 사람들은 더 쉽게 살상을 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투구, 방패, 갑옷, 다리 보호대 등으로 더 효과적인 방어를 할 수 있었다. 이런 값진 무기는 모든 전사들이 동등하게 소유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날이 갈수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었다. 이제 성능 좋은 무기로 무장하는 것이 군사를 더 많이 거느리는 것보다 전쟁에서 이기는 데 더 유리한 조건이 되었다. 청동기시대는 치열한 군비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 <가부장제와 수직적 서열 구조의 등장> 중에서
1346년 이후 카파에는 몽골 제국의 군대가 주둔하고 있었다. 킵차크 칸국은 당시 아시아와 동유럽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1347년 봄 공격 세력들이 부패한 시신과 시신 조각을 장벽 위로 내던졌다고 한다. 그전에 이미 페스트에 감염된 주둔군이 많았다. 출처 문헌에서는 킵차크 칸국에 수년 전부터 페스트가 창궐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몽골족들은 불가사의한 전염병이 동족을 초토화시킨 위력에 대해 알고 있었다. 아마 생물학적 무기의 공격도 페스트의 위력에 못 미칠 것이다. 페스트는 카파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식민지 거주자들은 자신들 앞에 놓인 죽음을 피하기 위해 공포에 떨며 배에 올랐다.
페스트는 배에 오른 주둔군들의 목숨도 앗아갔고, 생존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았을 항구도시의 연안으로 이동해, 아직 페스트균에 무방비 상태인 그곳 주민들을 감염시켰다. 이제 페스트는 지중해의 항구에서 북쪽으로 계속 이동했다. 그중에는 전염병을 피해 피난 온 사람들도 있었다. 페스트는 들불처럼 유럽 전역으로 번졌을 뿐만 아니라, 거래인이나 낯선 사람까지도 죽음과 멸망의 길로 몰아갔다.
- <그들은 페스트를 몰고 왔다> 중에서
세계에 하나의 거대한 유전적 가족이 살고 있다고 한다면 아프리카 대륙의 유전적 다양성이 가장 클 것이다. 실제로 아프리카는 인류의 기원을 찾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생 인류의 계통도도 아프리카 대륙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현생 인류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동안, 거대한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현재 이들의 게놈에는 대부분의 인류의 줄기와 갈래에 관한 정보가 들어 있다. 지리적 친밀성과 유전적 친밀성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원칙은 아프리카에도 적용된다. 그런데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유전자 이동이 훨씬 많이 나타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거주자의 DNA에 나타나는 차이는 유럽인과 동아시아인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유전적 관점에서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아프리카의 다양성을 이루는 요소다. 아프리카 이외 지역 사람과 인류의 뿌리인 아프리카 대륙 사람과 구분할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은 네안데르탈인과의 유연관계다.
- <흑백 대립의 종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