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발목 잡힌 페미니즘

당신이 자유로워졌다고 믿는 사이에

저 자 : 마리안느 뒤라노

옮긴이 : 김혜영

판 형 : 140*210

쪽 수 : 284쪽

내 지 : 2도

값 : 16,000원

발행일 : 2019년 4월 19일

ISBN : 979-11-86925-75-1

국가에 빼앗긴 여성의 몸을 찾아서

기술과 의료 권력에 반기를 드는 새로운 페미니즘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은 전례 없이 많은 건강검진을 받고 피임, 낙태, 인공 수정 등 생식력을 통제하며 의사에게 의존한다. 이와 같이 여성의 몸에 가해지는 모든 인위적인 해결책에는 제약 회사와 의료 권력, 남성들의 은밀한 연대가 숨어 있다. 프랑스의 페미니스트이자 철학자이며 두 아이의 엄마인 마리안느 뒤라노는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며 여성의 몸이 처한 현실을 거리낌 없이 고백한다. 산부인과 진료는 굴욕적이며, 피임약을 복용하면서도 불안에 떨어야 하고, 임신의 책임은 오로지 여성의 몫이고, 출산은 결코 아름답기만 하지 않으며 경제 활동을 위해서는 자궁이 없는 듯 살아야 한다고.

 

이 책은 우리의 고백이자 증언이다. 저자는 여성성을 손상시키는 모든 것에 저항하고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가 여성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제까지 가부장제가 여성의 몸을 어떻게 빼앗아 왔는지 진짜 역사를 전한다. 뿐만 아니라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의학적 지식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며 우리를 일깨워 준다. 이 책은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여성을 진정한 여성 해방으로 이끄는 새로운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 저자소개
 
마리안느 뒤라노

프랑스의 페미니스트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리옹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공립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통합 생태학 저널 《리미트Limite》의 공동 창립자이며 에세이 『우리의 한계Nos limites : pour une éologie intérale』의 공동 저자이다. 《La Ville》, 《Famille chretienne》, 《TeleObs》, 《Le Figaro》 등 여러 언론에 정기적으로 인터뷰 기사를 싣고 있다.

  • 역자 소개

김혜영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불 번역을 공부한 후 여러 공공기관에서 통번역 활동을 했으며 출판사에서 기획편집자로 일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이방인』, 『엄마의 용기: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유산』, 『집, 물건 그리고 고양이』 등 다수가 있다. 한불 번역으로 한강의 단편 소설 『아홉 개의 이야기』가 있으며 프랑스에서 출간된 한국 단편소설집 『Nocturne d'un chauffeur de taxi』에 실렸다.

  • 목차

서문 잃어버린 나의 몸을 찾아서

서론 여성의 몸을 향한 기술적 지배

 

1장 나는 임신을 했을 뿐, 병에 걸린 게 아니다

갑작스런 임신

베타 HCG 수치: 1,600 IU/L

옷을 벗으세요!

움직이지 마세요!

행복한 사진

건강 상태 양호

안수하다

조종당하고 통제당하는 여성들

의사 선생님, 도와주세요!

신비로움은 없어!

비켜 주세요, 마담

너는 100년 전이었으면 산후조리 중에 죽었을지 몰라!

산욕기의 금기

40일

인력 부족

여성에게서 원인을 발견하고 한탄하다

 

2장 겁에 질린 젊은 여성들

자, 손가락 하나만 넣을 거예요

그늘 아래에서 울고 있는 소녀들

저기요, 제가 지금 열두 살이거든요

기술적 통제

자, 이제 털어놓아 보세요

공중에 뜬 다리들

의심스러운 덩어리

깨끗한 몸

섹스해 줘, 또 해줘

사랑하는 기술

걱정하지 마, 다 계획해 놨어

너는 이미 했어?

내가 피임약을 복용해야 했다면, 나는 잊지 않았을 거야

낙태 시술을 했어야지!

남성과 호르몬

 

3장 우리는 섹스 머신이 아니야!

MILF, 섹스하고 싶은 엄마

삽입하거나 삽입되거나

임신은 성적 행위가 아니다

나의 몸은 장기가 모인 덩어리가 아니다

살 또는 뼈

당신의 지방 덩어리를 처리하라!

불임 인형들, 이름 없는 인형들

창조작와 피조물

보이지 않는 여자들

출산한 여성에게 불행은 못생긴 여자가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4장 일하는 젊은 여성이 겪는 이중고

리듬 따라가기

늙은 엄마

속 편한 아빠

연기된 아이

돈 혹은 삶

할머니의 저항

파트타임 엄마?

37세 여성, 공동 부모 역할을 찾다

엄마가 되는 것은 직업이 아니다

생산과 생식

보이지 않는 일

반란의 중심

여성들은 어디에나 있다(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살아가는 시간

과세 가계와 자유로운 선택

행복의 집

부부의 자기 관리

결혼과 민사책임

가부장제와 남성우월주의

 

5장 피임, 고맙지만 내가 알아서 할게요

우리의 몸, 우리 자신

자율성 발전시키기

자연적 방법

증상체온법 : 피임약만큼 효과가 있나?

몸에 주의를 기울이세요

자연의 발전

불투명한 작동

당신이 무엇을 복용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한다

수입이 좋은 사업, 의심스러운 결과

아방가르드 전투

연료 고갈

언어의 자유화

 

6장 인공 수정과 대리모, 하청부터 학대까지

얼마를 치르더라도 아기는 꼭

살아남은 여성들의 여정

행복을 제공하는 여자

몇 달러 더

난자 ‘기능’에서 아이 ‘기증’까지

밀매 중인 아이

나는 작은 빵들을 따뜻하게 데우는 화덕에 불과해

부품

유전자가 있거나 없거나?

양심 사례와 보장된 이익

자유로운 자연

방해하는 자들을 막아라!

치료제가 독약일 때

값비싼 태아와 쓸모없는 태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낙태 찬성

다른 사회가 가능하다

 

7장 조산사들과 박식한 남성들의 오랜 대립

개념 낳기

그러면 이제 뭐 할 거예요?

동굴에서 생명공학까지

진짜 화덕

열등한 인간

페미니즘의 프로이트적인 무의식

명증에서 거부까지

이것은 네 머릿속에 있어!

생각의 배아

‘근대적 여성’은 남성의 가치를 받아들인다

여성이 되는 ‘공포’

남자의 임신

엄마의 수고

미스터 유니버스

반짝이는 남자

여성 육체의 ‘현상학’을 위하여

더 이상 포기하지 않기

 

결론 체화된 생물학을 위해: 다시 찾은 육체

 

  • 책 속으로

 

9개월 동안 임신한 여성은 모순적인 관심의 한가운데 서게 된다. 의사들이 내 몸을 진료할 때면 나는 그들이 개인으로서의 나를 경시한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매달 나는 더듬어졌고, 무게를 달았고, 검사를 했고, 주삿바늘에 찔리기도 했다. 당 수치에 작은 변동이 보이면 불안에 떨며 검사를 해야 했다. 임신한 여성은 의사가 잠재적 합병증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임신을 단번에 병리학적 범주로 넣어 버리는 이런 처방과 검사, 진단 때문에 새로운 생명은 영 뒷전이다. --- p.32

 

 

원하지 않은 임신과 성병은 유독 여성에게만 위협이 되며 이상하게도 남성은 배제된다. 여성의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 성병은 남녀 성별이 따로 있지 않으며 아기를 만들려면 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상기해야 한다. 하지만 소용없는 이야기다. 성병이든 임신이든 제때 발견하는 것도 방지하는 것도 여성의 몫일 게 뻔하니까 말이다. --- p.88

 

 

물론 여성은 더 이상 육체의 노예가 아니다. 하지만 여성의 몸은 이를 부정하는 기술의 노예다. 기술이 여전히 성생활과 생식을 분리하지 못했던 시대에, 가부장제는 목표는 여성의 생식력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여성의 임신한 배 앞에서 무력한 남자들은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서 이 생식력을 가로채려고 했다. 생식력은 이제 통제를 초월하는 여성의 신비로움이 아니다. 생식력은 기술이 제어할 수 있는 대상이 되었다. --- p.124

 

 

생식과 관련된 대부분의 법안은 사회적 관련성을 없애 버림으로써 정부의 책임을 덜어 주는 데 목적을 둔다. 낙태를 두둔하면 미혼모를 도울 일이 없어진다. 다운증후군 검진을 권장하면 장애인을 보살피는 일이 사회에서 제외된다. 독신 여성을 위해 늦은 나이에 인공 수정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면 가정생활과 직업을 양립하게 할 필요가 없다. 죄다 정치적인 회피를 은폐할 수 있는 선택들이다. 정부가 이와 같이 책임을 떠맡을수록 사회는 오래전부터 짐스럽게 느껴 왔던 숙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 p.179

  • ​출판사 리뷰

사회는 알려 주지 않을

기술에 빼앗긴 여성의 몸

 

오늘날 여성에게 기술의 발전은 곧 해방을 의미한다. 피임, 낙태, 인공 수정과 같은 의료 기술이 여성을 더 자유롭게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 여성들이 자유로워졌을까? 우리는 자의적으로 피임과 낙태, 인공 수정을 택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자 마리안느 뒤라노는 사실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와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기술은 여성의 생식을 관리함으로써 타고난 여성성을 거스르게 한다. 이로 인한 각종 부작용과 위험은 전부 여성의 몫이 된다. 사회는 결코 여성이 여성으로 존재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지 않는다. 통과 의례를 따르자면 이삼십 대에는 결혼을 사십 대에는 직업적으로 충분한 경력이 준비되어야 하는데, 그 사이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는 여성을 위한 배려는 어디에도 없다. 여성은 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 임신을 통제해야 하며 출산 후에도 전과 같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와 같은 체제에서 자유로운 것은 남성뿐이다.

 

“진보의 첫 희생자는 여성이다. 피임약을 먹는 것도, 청진의 대상이 되는 것도, 낙태 시술을 해야 하는 것도 여성이다. ‘남성’이라는 단어를 내뱉었을 때는 아무도 화내지 않는데, ‘여성’이라는 말을 하면 모두가 강경한 태도를 취한다. 남성의 몸은 논쟁의 대상이 된 적이 없고, 어떤 형용사로도 우스꽝스러워지지 않는다.” _ p.20

 

“여성은 이제 생식력을 제어하기 위해 기술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만큼, 더욱더 선택을 강요받는다. 피임은 가능성을 열기는커녕 딜레마를 강화했다. 이제는 일하고 싶은 주부들(아이를 갖지 않았어야 했다), 아이를 갖고 싶은 여성 직장인(지금은 임신하지 말아야 한다)의 요구 사항이 더 이상 용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_ p.152

 

남성의 시선에 길들여진

위태로운 여성들

 

올해 초 사망한 샤넬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과도하게 마른 몸매를 찬양하며 여성복을 그에 맞게 디자인해 온 것은 알 만한 사람들이라면 아는 사실이다. 가브리엘 샤넬이 실용적이지 못한 갑갑한 기존의 여성복에서 벗어나 활동적인 여성복을 만들어 여성 해방에 기여한 것과는 완전히 역행한다. 이렇듯 샤넬을 선두로 패션계는 병약하고 비쩍 마른 여성들을 런웨이에 세워 이상적인 여성의 몸을 재정립했다. ‘도시의 벽에는 실체가 아닌 유령의 몸이 진열되고 여성의 실제 몸은 시험장인 진료실에 갇힌다’고 저자는 꼬집어 말한다. 남성들은 여성에게만 존재하는 유일한 권력인 생식력을 부정하기 위해 여성의 ‘진짜’ 모습을 지우고, 성이 구분되지 않는 육체를 내세운다. 저자는 이로써 여성성은 보잘 것 없는, 사라져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남성의 지배를 더 굳건히 한다고 비판한다. 그는 ‘진짜’ 우리의 모습을 가감 없이 끄집어내며 여성성의 위대함을 역설한다.

 

“소녀는 비인간적인 다이어트를 하며, 가슴을 붕대로 싸매고 먹지도 못하고 비상식적인 높이의 하이힐을 신고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신체는 또다시 남성이 자연을 지배하려고 시도하는 터가 되며 여성 자신의 해방을 전시하는 쇼윈도가 된다. 선조들이 여성에게 입혔던 코르셋과 현기증을 일으키는 머리 장식, 무거운 보석과 전혀 다르지 않다.” _ p.122

 

“프랑스 《일반 백과 사전Encyclopéie Universalis》이 조사한 43명의 여성복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 중에 여성은 7명밖에 없는 게 눈에 띈다. 그러니까 서양 패션의 85%를 남성이 지배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거식증에 걸린 모델을 뽑는 것도 남성이고, 그 모델을 병에 걸린 듯한 색깔로 화장하는 것도 남성이며, 보기 흉하게 기괴한 옷을 입히는 것도, 모든 세대의 여성들이 서로 비교하는 기준을 만들어 낸 것도 남성이다.” _ p.123

 

수입이 좋은 피임 사업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과거 보건복지부에서는 피임 관련 공익광고에 ‘다 맡기더라도 피임까지 맡기진 마세요’라는 문구를 넣어 여성들의 공분을 샀다. 이 문구는 평소 여성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되 성생활에서만큼은 주체적으로 임하라는 모순된 입장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문구와 상반되게 현실에서는 이미 많은 남성이 여성에게 피임을 전가하고 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남성 피임법은 콘돔과 정관 수술뿐이지만 여성 피임법으로는 피임약과 루프, 임플라논, 피임 주사 등 남성의 것보다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남성의 피임법은 물리적인 반면 여성의 피임법은 죄다 화학적이다.

저자는 여성의 자연스러운 신체 리듬을 거스르는 인위적인 피임법에 강력하게 반대한다.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은 피임약을 파는 제약회사와 유통사, 허가하는 정부, 처방하는 의사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화학적 피임은 성욕 감소, 질 출혈, 정맥류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심부정맥 혈전증과 폐색전, 유방암, 자궁경부암, 간암의 위험을 높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쉽게 화학적인 피임을 선택하는 이유는 거대한 제약 회사가 여성의 눈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성에게 자행되는 다양한 폭력에서 벗어나려면 우리는 우리를 억압하고 짓누르는 것이 무엇인지 어서 빨리 알아야 한다.

 

여성의 욕망을 단지 성기 삽입으로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피임은 명백히 여성의 성생활을 섹스 파트너인 남성의 성생활에 맞추는 기술적인 방법이다. 어릴 적부터 피임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지령은 청춘기의 표준화된 성생활을 누리게 해주는 조건으로, 여성이 겪는 의학적 통제의 예시 중 하나다. _ p.97

 

남성은 여성을 대하는 자신의 행동 방식을 변경하지 않기 위해, 성생활의 잠재적 위험들을 기술적인 방법에 맡기고 싶어 한다. 교제 중인 여성의 몸과 리듬을 존중하려고 노력하기보다 피임약을 처방하고 임신 중절을 계획하는 게 더 쉽기 때문이다. _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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